아이올로스도 그를 환대하며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길 안내도 해주었다. 자루에 바람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끈으로 꽁꽁 묶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가 얼마나 오뒷세우스를 도와주고 싶었는지 느껴졌다.
그런데 시샘과 질투라는 감정은 이 이야기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이성의 끈을 놓고 감정에 몰입되는 순간, 위기가 찾아오는 것 같다. 그를 은근히 시기했던 전우가 자루를 풀었고, 바람이 모두 빠져나와 배는 다시 섬으로 돌아와버렸다. 귀향을 코앞에 두고 다시 원점이라니. 얼마나 허무하고 절망적인 일이었을까.
다시 아이올로스를 찾아갔지만 그는 너무 매정하게 거절한다. 오뒷세우스가 자루를 직접 연 것도 아니였고, 다시 한 번 정중하게 도움을 청했을 뿐인데 말이다. 처음에는 아이올로스가 너무 냉정한 것처럼 느껴졌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두 번째로 도와주었다가 또 문제가 생긴다면 신들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인간의 의지보다 신의 뜻과 운명이 훨씬 더 두려운 것이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그들에게 신은 인간보다 조금 더 강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훨씬 더 절대적인 존재였던 것 같다. 꾀 많고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조차 결국 인간이기에 신들의 뜻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장면이 영화에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더 궁금하고, 나오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다. 거대한 바람을 자루 하나에 가두고, 그것을 꽁꽁 묶어 오뒷세우스에게 건네는 아이올로스의 모습은 어떤 장면이었을까. 바람이 빠져나오는 순간 배가 다시 섬으로 되돌아가는 모습까지 상상해보려고 노력하니, 나의 상상력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