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보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모든 것은 빛난다』, 사월의책, 398페이지)
『모든 것은 빛난다』라는 책과 월든을 같이 읽었다. 영화 제목 ‘우연과 상상’처럼 우연히 이 책과 저 책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 책들이 답은 보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의미있는 의미가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찾아다닌다거나, 스스로 의미를 만들기 위해 신의 위치에 서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속에서 경이를 발견하는 것이다. 의미라기보다는 그런 감수성, 그런 존경심, 그것을 분별할 수 있는 나 자신과 그 감수성에 대한 육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실험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우리 스스로 이런 의미 있는 차이들을 분간하려면, 위험과 보상이 함께 따르는 실험과 관찰이 필요하다.(같은 책, 399페이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경이를 발견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 실험, 관찰.
『월든』 읽고 방향 전환해 본 이야기.
[습관의 전환.]
287페이지. 아침에 따듯한 커피를 한 잔 마신다거나 저녁에 차 한 잔 마신다는 생각을 끊어보라.
아침 공복에 커피+우유 마시기 그만해 보자.
실은 일주일 동안 커피+우유 끊어보고 그 보고를 해 보려고 했는데 결심한 다음 날 힘을 좀 쓸 일이 있어, 공복 커피 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서 알게 된 사실. 커피+우유 조합은 내가 실제로 이것을 좋아한다기 보다 무언가를 하기를 미루기 위해 선택한 옵션이다. 커피 한 잔 마시고 해야지.. 이렇게 핑계 대기가 좋고 실제로 커피+우유 끓이고 만들고 마시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그리고 또 하나. 매우 배가 부른 조합이다. 우유양도 많지만 약간의 참을만한 유당불내증으로 포만감이 매우 크고 그러기에 든든하지만 아침에는 아침 밥을 적게 먹게 되고 낮에는 간식을 덜 먹게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이유 없이 먹는 것이긴 하다. 멈출 수 있다면 멈추자. 아침 식사 전 커피+우유 끊기. 가능하면 낮에도 커피+우유 조합 끊기. 할 일을 미루기 위한 핑계로서의 커피+우유 선택하지 않기.
[삶의 방향 전환.]
277페이지. 삶이 그대 직업이 아니라 오락이 되게 하라. 땅을 즐기되 그것을 소유하지 마라. 모험과 믿음이 부족하여 인간은 지금 있는 그곳에 있고, 사고팔고, 지지고 볶으면서 한편생을 농노처럼 보낸다.
이 말을 발견하기 위해, 이 말을 듣기 위해, 이 메시지를 품기 위해 이 책을 만난 것 같다. 소유하지 말기, 삶을 게임처럼 즐기기, 믿고 모험하고 무언가에 매여 노예가 되지 않기.
293페이지. 그가 생각해낸 것은, 더욱 근검절약 생활을 실천하고, 마음을 신체 속으로 내려보내 그것을 구제하고, 전보다 자기 자신을 존경하는 것이었다. (주석: 돈을 벌려고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근검절약하여 돈 씀씀이를 줄여 일하는 시간보다 사색할 시간을 더 확보하여 정신은 앙양하고, 그리하여 그런 고상한 정신이 깃든 자기 자신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게으르지 않으면서 여유있고, 절약하며 궁색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서 나태하지 않고, 너그러우나 젠체하지 않고, 무엇보다 너무 바빠 나와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좀비 같은 상태를 경계하자. 그런 상태일 때 내가 그런 상태임을 자각하고 30분이라도 멈춰 서서 숨을 쉬자. 내가 하는 일을 소홀히 여기거나 사랑하지 않는 것을 경계한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일하거나 일에 쫓기지 않기를.(347페이지. 크리스터와 카토는 양가죽에서 양털을 벗겼다. 주석: 일상생활의 사랑이 곧 지혜의 사랑(철학)이라는 뜻이다.)
[삶은 변할 수 있다는 희망.]
408페이지. 지구의 용트림은 우리의 겉껍질을 깨부수어 소생하게 한다. 우리는 자신을 구성하는 금속을 녹여 우리가 원하는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다시 주조할 수 있다.
424페이지. 여기 말고 환경을 바꾸어볼 만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428페이지. 나는 실험을 통해 이것을 알았다. 만약 우리 자신이 꿈꾸는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면서 상상해온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보통 때엔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봄을 느끼며 자연의 변화를 매년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 나를 둘러싼 인간 군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몇 년째, 길게 보면 10년 가까이 동거인과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살고 있는 지인이 있다. 갈라서기 위해서라도 말을 꺼내야 하는데 그 말조차 하지 않는다. 꽉 막힌 정체된 삶을 경계할지어다.
겨울 내내 얼어 있던 얼음을 녹이는데 봄이 조급해 할 리가 없다, 얼음을 깨는 일에 게으름을 부릴 리도 없다. 얼음이 얼고, 얼음이 녹고, 얼음이 깨지는 천둥 같은 소리를 듣고 싶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변화하는, 얼음이 깨지는 천둥 소리를 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