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12장은 여러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많은 이야기들이 저마다 복합적인 상징성을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이번 책 오뒷세이아의 읽기 목적에는 단순 스토리 이해를 너머 고전이 갖고 있는 이면의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있었기에, 사람의 입을 통해 오랜시간 전해진 구비문학이라는 점을 계속 상기하며 읽었다.
단순한 판타지나 상상력의 결과물만 보지 않고, 그 안에 녹아있는 당시 그리스인들의 경험, 종교관, 삶에 대한 통찰 등이 오랜 시간 쌓이고 물든 거대한 상징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 애써 궁리해보기도 하였다.
시대가 흘러도 사는 모습과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텍스트를 해석하는 재료가 결국 우리의 한정된 경험뿐이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인간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들은 긴 시간을 초월해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흘러도 사는 모습과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텍스트를 해석하는 재료가 결국 우리의 한정된 경험뿐이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인간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들은 긴 시간을 초월해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허무맹랑했던 대목은 바람 자루를 열어버린 탓에 이타카 코 앞에서 다시 먼 바다로 휩쓸려 간 장면이었다. 이 에피소드가 굳이 서사시에 포함된 이유가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불신과 소통의 부재가 초래하는 위기, 그리고 이를 경계하는 리더쉽이 당대에도 우두머리의 덕목으로 강조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데스에 내려가 망자를 불러내는 의식에 정형화된 절차와 방식이 존재하는 것 또한 당대의 종교적 문화와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는 언제나 생명과 죽음을 구분하는 가장 직접적인 상징같다. 상상해보건데 외상으로 죽는 이가 많았던 시대라 그랬을까, 아니면 온기와 생명력을 부여하는 피가 고갈된 상태를 죽음으로 규정했기 때문이었을까 생각했다. 또 죽은 자의 영혼을 희미한 그림자로 묘사하였는데, 생명력을 잃고 영원히 짙은 어둠에 갇힌 망자의 무기력함을 굉장히 잘 비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자는 빛의 이면을 벗어날 수 없디는 절대적 경험치가 죽음의 속성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천 년이라는 아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인간이 빠지는 유혹의 종류와 위기에 처한 심리는 전혀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 사후 세계와 영적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현대인이 원초적으로 품고 있는 호기심과 다를게 없다.
3천 년이라는 아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인간이 빠지는 유혹의 종류와 위기에 처한 심리는 전혀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 사후 세계와 영적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현대인이 원초적으로 품고 있는 호기심과 다를게 없다.
8장까지의 내용에 비해 분량은 짧았지만, 사건의 밀도와 전개 속도는 훨씬 빼곡하게 느껴진 9~12장이었다. 내일 모임에서 다른 분들은 이야기 안에서 어떤 다채로운 상징과 이야깃거리를 발견했을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