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개똥지빠귀. 시베리아에서 만난 남친이랑 한참을 날아 이곳에 정착했다. 어제 야식을 먹어서 그런지 속이 더부룩하다. 아침은 건너뛰고 곧 태어날 아기들을 위해 집을 더 촘촘히 쌓아 올렸다.
일을 대충 끝내놓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팽나무에 놀러 갔다. 도착하니 이미 많은 친구들이 모여있었다. 어제부터 마을 곳곳에 확성기가 설치되어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다. 얘기하다 보니 점점 배가 아파졌다. 진통이 오는듯하다.
아기들이 태어났다. 총 6마리. 새똥구리같은 아이들을 지키느라 며칠째 둥지를 떠나지 않았다. 남편이 물어다 준 지렁이를 아기들 입에 넣어주면서 하루를 보냈다.
마을에 확성기가 설치된 이후로는 심심할 틈이 없었다. 집에만 있어도 어느 나무에 열매가 많은지, 짝사랑 얘기, 멀리 사는 이웃 새들의 노랫소리까지 들려왔다.
가만히 있어도 모든 소식이 들려왔다. 편하고 재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좋아하는 바람 소리, 빗소리, 남편이 저 멀리서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였다.
“황조롱이다!”
누군가 외쳤다.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확성기에는 누군가의 말소리도 함께 섞여 흘러나오고 있다.
누가 소리를 지르는지 어디서 황조롱이가 나타난 건지,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머뭇거리던 순간 우리 둥지에 황조롱이놈이 앉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새끼를 감쌌다.
누가 소리를 지르는지 어디서 황조롱이가 나타난 건지,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머뭇거리던 순간 우리 둥지에 황조롱이놈이 앉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새끼를 감쌌다.
황조롱이놈이 떠났지만 내 왼쪽 날개 7번과 9번이 찢어졌다. 그리고 아기 2마리가 울지 않는다.
그날 밤에도 어김없이 숲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울려 퍼졌다. 남편과 내가 울부짖는 소리까지도.
하지만 여전히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날 밤에도 어김없이 숲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울려 퍼졌다. 남편과 내가 울부짖는 소리까지도.
하지만 여전히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내가 나일 수 있게 해주던 생태적 공간이 사라진 것 같다. 생태적 니치의 교란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