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궁전 되찾기

<오뒷세이아(13~20권)> - 호메로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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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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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를 보아라. 

사내의 마음속 궁전에는 페넬로페가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페넬로페는 '어릴 적 순수함과 창의성'을 가진 자아(ego)이다. 이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염치없는 자들은 누군가? 그중 가장 유명한 구혼자를 말해보자면 '미디어', 'SNS', '성공', '돈', '인정'이 있다. 그들은 사내의 재산인 '시간'을 자신의 재산인 양 먹어치우고 있다. 사내가 궁전으로 돌아오기 전에 모든 시간이 동날 수 있다. 

사실 사내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허름한 누더기를 걸치고 두 눈은 침침한 채로 말이다. 숨어들려고 이런 모습을 한 게 아니라. 사회에 적응하다 이런 모습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들은 변한 사내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슬프게도 사내마저도 자신을 잊었다. 고운 살갗 황금빛 머리털 생기 있는 성격을 잃고 잊었다. 궁전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이 돌아갈 곳인지 모른다. 자신과 있을 때 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랑스러운 페넬로페도 잊었다. 

아테네의 역할은 '책'이 해주고 있었다. 한때 사내를 일깨워 주고 함께 구혼자 제거를 도모하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테네는 사내에게서 멀어졌다. 아니 사내가 아테네에게서 떠났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페넬로페는 구혼자들 사이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궁전에 들어가 누더기를 벗어 던지고 눈의 총명함을 되찾아야 한다. 시간을 갉아먹는 강력한 구혼자들을 몰아내고 페넬로페와 함께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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