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 느끼고 텍스트로 완성한 오디세우스의 모험: 《오디세이아》 9~12권을 읽고

<오뒷세이아(9~12권)> - 호메로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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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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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감독의 연출과 긴 러닝타임으로 화제가 된 영화 <오디세이아>를 가족과 함께 관람했다. 예매조차 쉽지 않았고,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남편이 졸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원작의 사전 지식 없이도 빠져들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온 가족이 흥미롭게 영화를 마쳤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텍스트로 접했던 원작의 구조와 영화적 재구성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영화는 트로이 목마 사건을 시작점으로 삼고, 칼립소 섬에서 보낸 7년의 시간을 회상 기법으로 풀어내는 등 감독만의 독창적인 관점이 돋보였다. 반면 원작 《오디세이아》 9~12권은 칼립소 섬을 탈출한 오디세우스가 파이아케스 족의 섬에 도착해 알키노오스 왕 앞에서 자신이 거쳐온 10간의 유랑기를 직접 고백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영화가 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대중적인 재미와 시각적 스펙터클을 위해 트로이 전쟁 이후 칼립소 섬까지의 과정을 감독만의 감각으로 재구성했다면, 책 9~12권은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의 오만함과 고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생존 의지를 훨씬 더 밀도 있게 전해준다.
딸들의 성화로 시작되어 남편의 의외의 호평으로 끝난 영화 관람이었지만, 나에게는 텍스트 속에 있던 오디세우스의 수난기를 스크린과 비교하며 다시금 정독해보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모험담이 우리 가족을 극장으로, 그리고 다시 고전 책 앞으로 불러들이는 강렬한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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