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프란투말리아
글은 거울이다. 생각을 밖으로 꺼내 놓고 봐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 더 또렷이 보인다. 거울의 기능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글은 정직하고 선명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버찌 책방에 '별이'라는 개가 있다. 그 녀석이 처음 대면한 이후부터 줄곧 만날 때마다 바라보는 눈빛이 마음을 사로잡는 데가 있다. 정말 진심을 담은 눈길이다. 주의는 애...
함께 보고 싶은 것들
친구가 SNS에 출근길 사진을 올려두었습니다. 누가 올린 사진인지 아는 것이 이 사진의 의미를 더해주더군요. 제가 말하려는 이 친구는 보통 '나만 보기는 아까우니 모두와 같이 보고싶다'는 의미에서 사진을 SNS에 올려두곤 합니다. 그것을 아는 채로 눈 쌓였던 출근길 사진을 보자니 애정이 샘솟습니다. 이 녀석 출근하는 길에 마저 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아침 소묘
오늘 자각몽을 꿨다. 여행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내 현실 속 내용들로 짜깁기해 구성되어 있었고 이야기 전개도 꽤 그럴듯했다. 그래서 꿈을 꾸는 동안에도 재미가 있었다. 그걸 어렴풋이 알아채고도 영화 엔딩 부분을 감상하듯 그 속에 머물렀던 것 같기도 하다. 벌써 많이 흩어졌지만 몇몇 장면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일어나서 동네 산으로 향했다....
어른과 어린이
남을 위한 행동은 좋다. 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행동을 스스로 자랑하는 행동은 어떻게 봐야 할까. 내 눈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앞에서 말한 호의적 평가는 반감된다. 남을 위한 행동으로 여겼던 것이 사실은 진정으로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을 위한 수단, 이를테면 자신의 평판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계산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꽃의 용기
이야기에는 현실을 굽히는 힘이 있다는 오랜 가르침을 나는 여전히 믿는다. <선물>을 옮기고 나서 이런 말을 쓴 적이 있다. 이 책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난 뒤 어느 분이 이 문장을 다시 상기시켜 줬다. 그 믿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읽고 또 쓴다. 이야기에 현실을 굽히는 힘이 있다면, 이름(호명)에는 대...
아침의 다짐
오늘 아침 산책길에 그 아저씨를 또 만났다. 작년 겨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른 시간에 그 추위에도 반바지 차림이어서 놀랐지만 물가에 서서 하는 행동이 기이하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땐 나는 멀찍이 반대편에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게 되었는데 마치 단상에 오른 웅변가처럼 팔동작까지 해가며 뭐라고 일장 연설을 하는 게 아닌가. 가만 들어보니 에머슨의...
벚꽃, 사쿠라, 대통령
곳곳이 벚꽃이다. 갓튀긴 팝콘처럼 사방을 우윳빛으로 장식했다. 어떤 곳은 벌써 바람에 떨어진 꽃잎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지는 모습도 산뜻해 모란 같은 처연함이 없어 좋다. 가만히 보면 종류도 여러 가지다. 연분홍빛이 흰색을 물들인 것이 흔하지만, 나는 연두색 꽃받침 위로 새하얗게 핀 꽃이 더 청초해 좋다. 어느새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우리...
좀비와 나르키소스
오늘 볼일을 보러 오며 가며 지하철을 많이 탔다. 많이 탔다는 말은 길이 멀어 여러 노선을 갈아 타기도 했고, 합쳐서 오래 타기도 했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그 시간 지하철 안 사람들을 보게 됐다. 출퇴근 시간 때와는 다를 줄 알았다. 아니었다. 승객의 거의 100%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시선이 가 있었다. 전동차에서 오르내리거나 걸어가는 동안에도, 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