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힘들 때
프로 운동선수들은 요즘처럼 폭염 때문에 옥외 훈련을 할 수 없으면 실내에서 대체 훈련을 한다. 웨이트 같은 것으로 기초체력을 다질 수도 있겠고, 실내에 마련된 맞춤 훈련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연습할 수도 있다.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일 때, 가령 이동 중이라거나 시합이 임박해서 부상이나 체력 소모를 피해야 할 때는 마지막 훈련으로 '이미지 트레이...
어떤 매뉴얼
요즘 집에서 멀지 않은 1인 가구 지원 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무더위에 피신처 겸 작업실로 그만이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쉽지 않아서인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좋다. 동네 도서관처럼 줄을 서야 하거나 일찍 자리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나서도 이곳에 와서 할 일을 하던 중이...
책 읽는 기관사
나는 열차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무궁화호를 좋아한다. 지금 다니는 열차 중에서는 가장 느린 열차다. 이제는 배차되는 노선이나 횟수도 많지 않다. 더 느린 비둘기호도 있었지만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난 다음부터는 차례로 지워지고 이제 무궁화호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무궁화호 정도의 속도가 좋다. 굳이 급하게 오가야 할 일이 없으니 할 수 있는 말인...
춤과 춤꾼
여기 춤을 아름답게 추는 사람이 있다. 춤을 추는 사람과 그 사람이 추는 춤을 구분할 수 있을까. 뛰어난 축구선수 손흥민과 손흥민의 뛰어난 플레이는 어떤가. 축구선수와 그의 뛰어난 플레이는 구분되지 않는다. 멋진 춤은 멋진 춤꾼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다. 뛰어난 축구 플레이 역시 뛰어난 축구선수들만큼이나 각양각색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좋은 ...
느림보
3호선 타고 가다 보면 지축역에 도착하기 전 창밖으로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오늘은 회색 구름이 산의 거의 전모를 덮고 있어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없어 아쉽지만 흐린 날 특유의 운치가 그것대로 보는 맛이 있다. 문득 코끼리를 생각한다. 코끼리는 강물 위의 다리나 어떤 구조물을 밟고 지나가야 할 때면 앞발로 이리저리 건드려도 보고 무척 신중하게 ...
비
오랜만에 비가 쏟아진다. 나무들도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드는 것 같다. 비가 오면 한손엔 우산, 한손엔 가방을 들어야 했기에 나에겐 대부분 귀찮은 존재다. 오늘은 좀 다르다. 비가 오니 선선한 바람이 창을 통해 들어왔다. 덕분에 나무들도 신나보인다. 쏟아지는 비가 우산을 때리면서 나는 소리들이 나를 더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이런 비라면 가끔은 내려줘...
두 대의 손수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오는 길. 자전거 앞으로 느릿느릿 손수레가 끼어든다. 종이박스 폐지 같은 것들을 잔뜩 쌓아 올린 수레를 끄는 사람은 자그마한 할머니다. 파마한 은발에다 까무잡잡한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다. 그나마 오늘 바람은 초가을만큼이나 선선해서 다행이다. 이런 장면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복잡한 생각이 스친다. 저 연세에 ...
연금술사
아침 산책길. 그래도 해가 뜨거워지기 전이어선지 약간은 선선한 바람 느낌이 좋아 콧노래를 떠오르는 대로 흥얼거리다가 어느새 새로운(?) 멜로디가 떠올랐다. 내가 들어서 알고 있던 곡이 아니라, 마치 내 안의 뭔가가 꿈틀대다가 스멀스멀 배어나오는 선율 같았다. 주 멜로디를 몇 번 흥얼대다 반복구, 후렴구까지 만들다 보니 하나의 곡이 될 것도 같았다.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