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317개의 발견이 올라왔습니다
일상 속 눈길이 머문 장면이나 모습, 떠오른 느낌과 생각의 릴레이
로그인하여 글쓰기

마라톤 듀오

3

요즘은 정말이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이러다 곧 임종을 맞이하겠다는 근본 없는 농담을 심심치 않게 한다. 이대로 혼자 임종을 맞이할 수 없단 생각에 시작한 이 인연찾기 마라톤도 벌써 반년째, 어느덧 요령이 붙어서 MBTI, 여행지, 취미, 주말 루틴, 가족 관계와 같은 뻔한 주제를 훑고, 양귀자의 『모순』을 시작으로 책, 영화, 음악 따위의 취...

새서울도련님 프로필 새서울도련님
11개월 전

가장 철저하게 준비한 모임이 가장 아쉬운 모임이 되다

4

3년 전 백수인 나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었다. 다음 모임 책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었고, 시간이 많았던 나는 철저히 준비해서 멋지게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유론> 뿐만 아닌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심지어 '자유' 단어가 제목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까지 읽었고,...

봉천동 조지오웰 프로필 봉천동 조지오웰
11개월 전

사랑과 친절

사랑이라는 잘 볶은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고 갈았을 때 나오는 향 좋은 가루가 친절이다. 사랑이라는 고액권을 쓰기 좋은 소액권으로 환전하면 친절인 것이다. 사랑을 자본가의 금고 안 골드바나 돈다발처럼 마음속 한가득 두고 있어봐야 소용없다. 화폐가 그렇듯 현물 시장에서 썼을 때 의미가 있다. 사랑은 친절로 인출하고 환전해서 사용되어야 순환한다. 마음에 품...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

글쓰기와 조소

글쓰기는 조소다. 단어로 조형물을 만드는 일이다. 조소는 소조와 조각을 합친 말이다. 글쓰기가 꼭 그렇다. 소조와 조각의 과정을 다 거친다. 처음엔 흙을 여기저기서 모으고 다져 흙덩이를 만든 다음 얼기설기 덕지덕지 뭉치고 붙여 대략적인 형태를 빚는다. 소조다. 그런 후엔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춘 그것을 마치 밀가루 반죽 숙성시키듯 적정 시간 동안 묵혀 ...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

넝마주이의 시선

좋은 작가는 넝마주의다. 버려진 것에서 쉽게 버려선 안 될 것, 버려진 것 중에서도 구제받을 만한 것을 그러모은다. 세상이 따분하게 느껴진다면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아서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이나 일상이 제대로 된 주의, 그러니까 삶에 반드시 필요한 따뜻한 사랑의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의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

오랜만의 마감 압박

아, 이곳에 너무 오랜만에 발 들어온다. 어디에 보내야 할 글 숙제가 있어서 그걸 붙들고 한동안 골몰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았다. 사실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역시나 주의가 흩어지는 것 같아 막판엔 이곳 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원고 마감 압박을 제대로 받아본 것 같다. 하지만 늘 지나고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나...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

글쓰기의 분투와 수고의 의미

나누고 싶은 글 미국 대학은 대개 학부 교양 과정에서 작문 수업을 듣게 할 만큼 글쓰기 능력을 중시해 왔다. 최근 자전적 에세이까지 AI에 의존하는 학생들 보며 글쓰기 지도 교수가 쓴 글이다. 15년을 나는 AI가 침범 못할 장르 가르쳤다고 믿었다. 학생들 추억 발굴하고 제 목소리 찾아 자기만의 경험을 의미있는 글로 쓰게 지도했다. 이 영역은 성역...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

쓰면서 생각하기

1

말을 바깥에 표시한 것이 글이다. 그렇게들 생각한다. 사실은 문자의 기원은 말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물품을 표시하거나 그 수를 헤아리기 위해 사용한 표기가 문자의 기원인 것으로 지금은 알려져 있다. 그런 물표가 기호와 신호로 발전했고 그것이 어떤 의사를 표시하는 용도로 나아갔고, 급기야 말을 소리나는 대로 정확히 글(특히 표음문자, 알파벳이나 ...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11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