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거대한 미지의 물고기
작년 이었다. 차를 몰고 제주도 해안가를 달리던 중 안쪽으로 들어가는 찻길이 나있어서 그대로 들어갔다. 미지의 장소는 항상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거기는 해양 파출소를 비롯한 건물이 1~2 개 있었고 중간에는 크게 바닷물을 가둬놓은 형태였다. 위에서 보면 마치 일그러진 도넛처럼 보일 것이다. 가둬진 바다 호수를 바라보았는데 수면에 큰 물고기들이 ...
식목일의 발견
오랜만에 비가 하루종일 왔던 날이었다. 토요일이지만 업무가 있어 출근해야했다. 비가 생각보다 많이 와서 가방이 점점 비에 젖어들었고 신발도 축축했다. 버스를 타기위해 빠르게 우산을 접고 버스에 올라탔을 땐 그새 비에 맞아 축축한 머리카락이 되었다. 짐이 많고 주말에 출근하는 것도 버거운데 비가 나를 2배로 버겁게 하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번...
새끼 까치의 비행 연습
요즘 곳곳에서 뒤늦게 데이터 주권을 얘기한다. 하지만 이미 내 휴대폰 번호의 프라이버시는 사라진 지 오래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문자 광고만 봐도 그렇다. 웬만한 건 바로 휴지통 처리되는데, 지난주 어떤 분양 광고가 방심하는 사이 눈에 들어왔다. 분양가에서 30% 할인인 데다 위치가 서울 근교였다. 요즘 새로 짓는 집들 내부는 어떤지 호기심도 일...
글을 넘겨준다는 것
지금 사람들은 글의 위력을 과소평가한다. 나는 그렇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행동은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라리가 글을 인류의 운영체계OS라고 말한 것은 정확히 옳다. 그 점을 파악한 AI(개발자)가 그걸 자기(AI)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데도 자신은 태연하다. 그런 AI를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되겠지, 라고 편리하게 생각하거나, 그러니...
4월 4일 11시 22분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요즘 빌어먹을 스마트폰 때문에 내 머리는 점점 스마트함을 잃어가는 바람에 기억하는 의미 있는 숫자가 몇 안 되는데, 이 연월일시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헌재소장이 판결문을 읽어가던 끝에 최종 주문을 선언하기에 앞서 그 순간의 정확한 시간을 확인했다. 탄핵 효력 발생 시간을 계산하기 위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글감'을 위한 방 배정
오늘의 발견에 글을 쓰도록 독려하시는 메세지를 받고, 골똘히 생각해보았답니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에 대해서 말이지요. 대개는 이런 경우에 '하지 않을 이유는 정말 많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 말은 '무언가를 안 하려면 이유를 대는 건 너무 편한데, 딱 하나 해야하는 이유가 뚜렷할 때 행동을 하기 쉬워진다'는 맥락에서 사용됩니다. ...
엉뚱한 나무를 자른 건 아닐까
한동안 동네 나무들의 전정작업을 한다고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가 내내 들렸습니다. 그러려니 여기고 있다가 잠시 걸으러 집을 나섰는데, 동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져있더군요. 나무 기둥이 중간쯤부터 뚝 뚝 잘려있는 모습이 삭막하다못해 스산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나무는 지난 가을에 가족들 모두가 ‘단풍이 참 예쁘게 든다’며 특히 맘에 드는 나무로 점찍어...
글과 거울
마거릿 애트우드는 열여섯 살 때 축구장을 가로질러 하교하던 중 문득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어느날 프로야구 개막전 때 야구장에서 응원하던 선수가 2루타를 치고 나가는 것을 보던 순간 불현듯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니, 애트우드의 말이 터무니없게 들리지는 않는다. 작가란, 예술가란 그런 종의 인간이다. 애트우드는 당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