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지금도 세상은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다. 폭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를 전하는 소식들을 접하면 자동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며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생각한다. 비슷한 패턴으로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폭력과 학살이 있어 왔고 뉴스는 사건과 사망자를 숫자로 보도한다. 건조한 아픔을 잠시 느끼고 무엇도 할 수 없음에 무기력해진다. 때론 의...
작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도는 나에게 언제나 아름다움과 치유의 공간이었다. 탁 트인 푸른 바다, 렌트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릴때 느꼈던 시원함, 바다 냄새를 가득 품고 있는 작은 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 변화무쌍한 날씨조차도 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드는, 그런 특별한 섬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바람과 물결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아픔과 고통을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
고통을 마주하며 함께하는 일
1‘소년이 온다’를 먼저 읽고 나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게 되었다.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시금 꺼내어 마주한 소설들이었다. 나의 무지함에 부끄러워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성인이 돼서야 알게 된 사건이고 자세히 알지 못했다. 국가 주도로 자행된 수많은 학살, 은폐 사건들을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계속 수면으로 끄집어 올려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돌아가지 않겠다 말하는 사랑
책이 출간된 해인 2021년에, 제목에 이끌려 구매한 뒤에도 여태껏 읽지 않았다. 모든 책을 처음 접할 때, 이 낯선 글이 이제부터 내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할지를 문장을 거치며 은연중에 알아내려고 하게 되는 편이다. 서두를 읽고 짐작이 되지 않아 인터넷에 구태여 검색한 뒤에 제주 4.3사건에 대한 내용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구매를 결정한 이유였던...
우리는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
먹먹한 책이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아린 마음이 한참을 가시지 않았다. 작가는 책의 끝에 이 책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도대체 이 책 어디에 사랑이 있다는 걸까. 비통하고 참혹한, 깊은 고통밖에 없었는데.. 독후감을 쓰려고 한참을 책을 뒤적거리고, 이런저런 내용을 썼다가 지웠다. 책의 감상을 적는 것이 왜인지 초라하게...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가
“지나치게 뜨거운 그걸 천천히 먹는 동안, 유리문 밖으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육체가 깨어질 듯 연약해 보였다.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 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 책 본문 중” 제주도 중산간에 산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육체가 부서졌는가? 가족 중 한 사람이 정치...
진실에 감히 다가갈 수 있을까.
오늘의 일상이 내일의 역사가 되는 것이라면 오늘 소소함이, 행복함이, 억울함이, 분노감이, 성취감이 모두 켜켜이 쌓여지는 일이 역사일 것인데 이 모든 것들이 현실과 맥락과 시대를 반영하고 있음은 어떻게 알아지게 되는 것일까. 이런 소소함과 일상과 나에게 일어난 사고들이 과거의 무엇을 대변하고 설명하고 있는지. 우린 그 진실과, 세밀함을 다 알아내지 못...
작별하지 않을 방법
작별의 사전적 뜻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 라고 한다.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이별이라. 작별은 인사말을 건넬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어느 정도의 축복이 깃든 것일 터, 소설속 내용의 토대가 되는 4.3 사건의 상황상 사실 작별하지 못했다가 제목으로 맞지 않을까. 4년 전인 20년 1월, 열흘 간 다녀온 제주여행이 떠올랐다. 성산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