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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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프로젝터와 하얀 벽

2407 시즌 - 책 <마틴 에덴 1, 2>
경비병

1개월 전

마틴이 루스에게 느꼈던 강렬한 ‘사랑’은, 루스가 발산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틴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이었다. 책에서 말하듯 “그는 타고나기를 사랑이 많았”다. 마틴은 사랑을 쏘는 빔프로젝터였으며 그것을 비춰 자신의 눈을 즐겁게 할 벽이 필요했다. 그러다 상위 계급의 저택을 방문하게 되었고, 처음 보는 환경의 놀라움과 동경의 감상들이 모여 루스라는 여인에게서 폭팔하게 된다. 내 생각에는 그 자리에 루스가 아닌 적절한 예절을 갖춘 다른 부르주아 여성이었어도 마틴은 똑같이 끌렸을 것이다. 그 끌어당기는 힘의 원천은 상황... (더보기)

어쩌면 도달한 성취보다 끝없는 추구가 나을지도

2407 시즌 - 책 <마틴 에덴 1, 2>
woply

1개월 전

소설 초반에 루스와 가까워지고 그녀와 지식에 대한 열망이 깊어지는 모든 과정을 묘사하는 문장에 심하게 매료되었다. 읽는 내내 생생하게 상상하게 만드는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문장들이 오묘하면서도 이토록 적절할 수 있는가 싶었다.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알아가고 호기심을 거쳐 이해가 깊어지는 과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문장을 숨죽여 읽었다. “여기 지적인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꿈도 꾸지 못했던 온화하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여기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잊고 굶주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그것을 위해 살 만한... (더보기)

내 삶에 대입해본 '활동적 삶'의 개념들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늘보리

2개월 전

1, 2장과 5장의 절반까지만 읽은 채로 독후감을 작성한다.(ㅠㅠ) 책을 읽기 전, 틈싹에 방문한 00님(셋째주 모임 참석)이 독후감 제출 당일 저녁까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일주일 뒤 내 모습을 예감했다.ㅎㅎ 00님으로부터 아렌트가 인간의 활동적 삶을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눈다는 설명을 듣고는, 왠지 아렌트가 ‘노동'을 설명하기 위해 ‘작업'과 ‘행위' 개념을 추가하여 설명하지 않았을까 예상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빗나간 예측이 현대인의 삶이, 혹은 나 개인의 삶이 ‘노동'에 많이 치우쳐져 있다는 방증이겠구나... (더보기)

세 가지 질문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자장가 1

2개월 전

이번 독후감은 책 내용 보다는 주변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알게' 되는 과정은 그 무언가를 개념과 관계라는 구조로 세분화하여, 이전에 '알고'있던 것들을 정리해 둔 체계와 비교하면서 각각의 자리에 놓아 두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머리 속에 커다란 창고가 있어서 그것을 넣어두는 것과 같다. '이것은 7번 방의 4번 장, 2번째 칸에 두면 다른 것들과 혼동하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을거야...'  각각의 항목들은 그렇게 정리되어 있다가 자세한 작동 기제는 알 수 없으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나 해시태... (더보기)

잘 소유하자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거인

2개월 전

노동,작업,행위….? 고대 폴리스에서 자유인들의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함은 공론 영역에서 정치적 행위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노예가 있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가능했겠지….’ 현재는 내가 나의 노예이기에 정치적 행위를 하기엔 쉽지않는 것 같다라는…몹쓸 생각을 해본다.하하…. 현 시점 우리의 노동은 절대적이여서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노예를 자처하는 것은 아니고, 나에게 노동과 작업이란 곧 나이기 때문이다.. 일을 할때 가장 보람되고 행복하며 제일 많은 ... (더보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지니

2개월 전

<인간의 조건> -- 한나 아렌트     어렵다... 나름 철학을, 사유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이 맞았나?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저자의 말을 따라가기가 힘이 들었다. 너무 많은 양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정보에 대한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된 맥락을 놓치기 일쑤였다.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다음 개념에서도 이해하지 못해 그렇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에 턱턱 걸려 넘어져 헤매며 겨우 반 정도를 읽은 것 같다.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가 없을 만큼 정리가 안... (더보기)

거창하지만은 않은 정치적 참여 행위에 대해서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이초록 2

2개월 전

이 책은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책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이해하지 못한 문장들과 모호한 개념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몇 번이고 서문을 다시 읽으며 정리를 하고 나서야 각 활동이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개가 낀 듯 흐릿한 부분이 많아, 독후감을 쓰고 있는 지금도 책을 뒤적거리며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누고, 이 세 가지 활동을 통해 인간이 실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 (더보기)

나는 인간이고 싶지 않은 걸까?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왕밤이

2개월 전

인간의 조건은 일전에 KBS에서 꽤 재밌게 봤던 예능프로그램 제목이었다. 현대인의 필수 조건이라 여길만한 것들을 없애고 일주일 간 합숙하는 내용의 콘텐츠였다. 아마 기획했던 PD가 이 책을 읽었거나 제목을 차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할 조건이란 무엇인가? 제목 자체가 던지는 질문이 흥미로웠다. 일전에 읽었던 책들이 꽤 많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언급해서 이 분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으로 한나 아렌트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다른 책들은 오히려 술술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더보기)

생각의 소용돌이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여오름

2개월 전

9월3일 (흐림) 책을 주문한지 1주일이 된 것 같은데 아직 도착을 안 했다. 페이지 수가 상당해 흔히 말하는 벽돌책에다가(색깔도 빨강색이다) 심오하다고 소문이 났기에 빨리 만나보고 싶다.  9월9일 (폭염) 책이 도착했다. 모서리가 찌그러져서 왔다. 맘이 아프다. 커버를 벗겨보니 좀 나은 듯하다. 인간이 되려면 필요한 조건들을 나열했을까? 어떤 조건들이 나올까? 책이 어렵다고 하는 것을 보면 조건들에 대한 설명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인가, 난 몇 가지 조건에 부합할까? 책을 펼치니 그림이 나온다. 글자들이 와르르 쏟... (더보기)

노동과 소비의 비대해진 역할과 어느새 퇴색된 행위의 가치와 진정한 자유의 의미까지

2407 시즌 - 책 <인간의 조건>
woply

2개월 전

근현대의 일부에서 시작해 잠시 경험한 삶의 모습을 한 차원 벗어나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DNA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유용함과 효율성에서 파생되는 물질적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인식되는 삶에서 방법론에 치우친 지식 노예를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과 노동 그 자체로는 인간 정신의 해방에 심각한 결핍이 있다고 생각했다. 노동에 대한 폭 넓고 복합적인 설명과 전개가 가장 흥미로웠다. 인간의 필연적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노동을 우리는 왜 하찮게 여김과 동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는가.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