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총 105개의 발견이 올라왔습니다
일상 속 눈길이 머문 장면이나 모습, 떠오른 느낌과 생각의 릴레이
꽃의 용기
3개월 전
이야기에는 현실을 굽히는 힘이 있다는 오랜 가르침을 나는 여전히 믿는다. <선물>을 옮기고 나서 이런 말을 쓴 적이 있다. 이 책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난 뒤 어느 분이 이 문장을 다시 상기시켜 줬다. 그 믿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읽고 또 쓴다.
이야기에 현실을 굽히는 힘이 있다면, 이름(호... (더보기)
아침의 다짐
3개월 전
오늘 아침 산책길에 그 아저씨를 또 만났다. 작년 겨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른 시간에 그 추위에도 반바지 차림이어서 놀랐지만 물가에 서서 하는 행동이 기이하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땐 나는 멀찍이 반대편에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게 되었는데 마치 단상에 오른 웅변가처럼 팔동작까지 해가며 뭐라고 일장 연설을 하는 게 아닌가. 가만 들어보... (더보기)
벚꽃, 사쿠라, 대통령
3개월 전
곳곳이 벚꽃이다. 갓튀긴 팝콘처럼 사방을 우윳빛으로 장식했다. 어떤 곳은 벌써 바람에 떨어진 꽃잎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지는 모습도 산뜻해 모란 같은 처연함이 없어 좋다.
가만히 보면 종류도 여러 가지다. 연분홍빛이 흰색을 물들인 것이 흔하지만, 나는 연두색 꽃받침 위로 새하얗게 핀 꽃이 더 청초해 좋다.
어느새 서울 지방 할 것... (더보기)
좀비와 나르키소스
3개월 전
오늘 볼일을 보러 오며 가며 지하철을 많이 탔다. 많이 탔다는 말은 길이 멀어 여러 노선을 갈아 타기도 했고, 합쳐서 오래 타기도 했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그 시간 지하철 안 사람들을 보게 됐다. 출퇴근 시간 때와는 다를 줄 알았다. 아니었다. 승객의 거의 100%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시선이 가 있었다. 전동차에서 오르내리거나 걸어가는 동안... (더보기)
내 생각이 나인가
3개월 전
우리가 표현하는 생각은 무엇이든 우리 내면을 오가거나 잠시 머무는 수많은 생각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도 너무나 자주 우리는 그때그때 밖으로 표현한 생각들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것들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그것들을 지키려고 싸우고 그것에 도전하는 다른 생각들을 무찌르려 한다. 너무나 공감되는 얘기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과 다른 생각들을 다... (더보기)
선물의 순환
3개월 전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나는 재작년 영화관에서 봤다.
그 어른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그가 일찌기 장학금을 준 1000명이 넘는 청년들 중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청년이 바로 얼마 전 4개월 불법계엄 정국에 마침표를 찍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다.
<어른 김장하> 다큐에도 ’장학생‘ 문형배가 나온다. 비쩍 마르고 거꾸정한 지금 ... (더보기)
거대한 미지의 물고기
3개월 전
작년 이었다. 차를 몰고 제주도 해안가를 달리던 중 안쪽으로 들어가는 찻길이 나있어서 그대로 들어갔다. 미지의 장소는 항상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거기는 해양 파출소를 비롯한 건물이 1~2 개 있었고 중간에는 크게 바닷물을 가둬놓은 형태였다. 위에서 보면 마치 일그러진 도넛처럼 보일 것이다. 가둬진 바다 호수를 바라보았는데 수면에 큰 ... (더보기)
식목일의 발견
3개월 전
오랜만에 비가 하루종일 왔던 날이었다.
토요일이지만 업무가 있어 출근해야했다. 비가 생각보다 많이 와서 가방이 점점 비에 젖어들었고 신발도 축축했다.
버스를 타기위해 빠르게 우산을 접고 버스에 올라탔을 땐 그새 비에 맞아 축축한 머리카락이 되었다.
짐이 많고 주말에 출근하는 것도 버거운데 비가 나를 2배로 버겁게 하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쉬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