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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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눈길이 머문 장면이나 모습, 떠오른 느낌과 생각의 릴레이
노젓기
2개월 전
오전에는 그런 대로 바람까지 불어 견딜 만했던 날씨가 어느새 폭염으로 바뀌었다.
실내의 에어컨 냉기와 바깥의 열기를 번갈아 오가다 보면 냉방병, 여름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날씨다.
애용하는 운동 기구 중에 노젓기가 있다. 틀림없이 영어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긴 할 텐데 내겐 그냥 노젓기다.
그걸 한 번에 250회씩 한다. 그래 봐야 1... (더보기)
살이 뜯겨나간 청새치
2개월 전
헤밍웨이의 마지막 작품 <노인과 바다>에서 주인공인 늙은 어부는 초대형 청새치와 사투 끝에 낚는 데 성공하지만 선체에 묶어 돌아오는 도중 피냄새를 맡고 몰려온 상어떼에 살이 뜯겨 결국 항구에 도착했을 때는 뼈만 남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주의를 조각조각 빼앗기다 보면 삶은 형해화한다.
삶은 시간과 주의로 구성된다.
시간은 내가 통제할... (더보기)
감사
2개월 전
요즘은 휴대전화로 직접 통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더구나 걸려 오는 전화는 070으로 시작하는 스팸성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아주 다급한 상황이거나.
오늘 오후에 걸려온 전화가 그랬다.
발신자가 형이었다.
'내일 보기로 했는데, 급한 일로 취소를 할 모양인가...'
여름 휴가철에 맞춰 주말에 서울로 와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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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0대로 돌아간다면
2개월 전
저속 노화란 말이 유행인가 보다. 소셜미디어며 인터넷에 이 말이 자주 눈을 침범한다. '회춘'이라든가 '노화 방지'라는 말이 애당초 터무니없음을 알게 된 현대인에게 이제는 좀 과학적으로 들리게 '느리게 늙는 법'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시작한 모양이다. 천천히 늙는 게 좋은가. 어떤 사람은 (대개는 신체적 노쇠와 불편, 노환을 동반한) 노화의 ... (더보기)
기괴하다, 생기롭다
2개월 전
기괴하다
출근길엔 항상 그렇듯 지하철에 앉을 자리가 없어 서있었다. 그러다 내 오른쪽으로 3m 떨어진 곳에 자리가 났는데, 아무튼 멀어서 내 자리는 될 수 없었다. 자리가 비는 순간 앞에 서있던 2명이 움찔했는데 젊은 아가씨와 밀짚모자를 쓴 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는 아가씨에게 앉으라는 양보의 손짓을 보냈다. 아주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 (더보기)
힘들 때
3개월 전
프로 운동선수들은 요즘처럼 폭염 때문에 옥외 훈련을 할 수 없으면 실내에서 대체 훈련을 한다.
웨이트 같은 것으로 기초체력을 다질 수도 있겠고, 실내에 마련된 맞춤 훈련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연습할 수도 있다.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일 때, 가령 이동 중이라거나 시합이 임박해서 부상이나 체력 소모를 피해야 할 때는 마지막 훈련으로 '이... (더보기)
어떤 매뉴얼
3개월 전
요즘 집에서 멀지 않은 1인 가구 지원 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무더위에 피신처 겸 작업실로 그만이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쉽지 않아서인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좋다. 동네 도서관처럼 줄을 서야 하거나 일찍 자리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나서도 이곳에 와서 할 일을... (더보기)
책 읽는 기관사
3개월 전
나는 열차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무궁화호를 좋아한다.
지금 다니는 열차 중에서는 가장 느린 열차다.
이제는 배차되는 노선이나 횟수도 많지 않다.
더 느린 비둘기호도 있었지만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난 다음부터는 차례로 지워지고 이제 무궁화호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무궁화호 정도의 속도가 좋다.
굳이 급하게 오가야 할 일이 없으니 할 수... (더보기)